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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식당]과 [에키벤]
    올댓커피 2011. 2. 11. 19:03

    '심야식당'과 '에키벤'

    ABE Yaro라는 늦깎이 만화가가 그린 '심야식당'.
    문어머리 비엔나를 소개하는 문구에 끌려서 보기 시작한 만화다.
    수수하다못해 못 그린것 처럼 보이는 그림체가 평소의 취향이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거 같은 책이지만 신기하게도 끌린다.
    6권 서문의 작가의 말에서처럼 왠지 우리 동네 어디쯤엔가 있을법한 사람들이 나와서일까?
    (그런것 치고는 유흥업소 종사자나 트렌스젠더, 게이 등 성적 소수자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만...) 등장인물도, 나오는 음식들도 솔직 담백해서 질리지 않는 느낌이다.
    주문하면 만들어주는 식당이라니, 크지도 않은 가게에 얼마나 많은 재료들을 둘 수 있을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디쯤엔가 꼭 하나 있어주었으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에키벤'은 제목 그대로 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에 대한 이야기다.
    며칠 전에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KTX의 도시락에 대한 뉴스를 봐서 이상한 우연을 느끼기도 했는데 가장 큰 차이는 KTX 도시락이 독점체제이고 '에키벤'은 역 마다 독립적인 회사나 구내 매점들이 저마다의 제품을 판매하고, 지역의 특산물들을 이용하며 대회를 통해 경쟁하기도 한다는 점. 그만큼 다양성을 추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예약을 받아서 만든다든지, 뭔가 개선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점들이 많다.

    '심야식당'의 주인은 항상 그 자리에서 가게를 지키고 손님들이 오고 가지만, '에키벤'의 주인공은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시락을 먹는다.  왠지 쉽고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것만 같은 심야식당의 메뉴와, 세월과 정성이 들어간 에키벤의 메뉴들과 분위기는 재미있는 대조를 이룬다.

    주구장창 도시락 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에키벤에서도 새로운 만남이 있고 일본 철도의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양념 노릇을 하는데 왠지 심야 식당 만큼의 몰입감은 없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낯설음 때문일까.
    일본의 철도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철'과 기업들이 운영하는 '사철'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 기관차들에 딱히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지명 또한 낯설다보니 도시락 메뉴에 침 흘리는 정도로는 지치는 느낌. 10권 중에서 4권까지 본 '에키벤'과 6권까지 본 '심야식당' 중에서 어느 쪽을 먼저 포기하게 될까?
                                                                                                      WRITTEN BY HAZEL
                                                                                                                                    PHOTO BY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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