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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own Chip_Roast House
    작은旅行 2010. 1. 2. 17:33

    JR중앙선 오키쿠보역 남쪽 출구 바로 앞 조그마한 건물 2층. 커피 볶아주는 가게_브라운 칩.
    고개를 들어 확인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1층은 녹차를 볶아 판매하는 가게로 구수한 차의 향기가 문앞에 가득하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간다. 
     


    좌측사진/1층 계단입구                                                     우측사진/2층 출입구

    당숙께서 우리 부부에게 별도로 선물은 준비 못했다며, 맘에드는 원두를 구입하라며 현금을 주셨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원두를 볶아서 가기로 했다. 입구부터 풍기는 아우라로 인해 역사가 짙게 배어 있음을 감지한다. 앞의 책에서 소개한 커피볶는 집으로 고소함에 풍덩 빠져보기로 작정을 하고 방문하였다.


        

    1층 벽에 멋진 간판이 걸려 있다. 눈여겨서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기 딱 좋은 위치다. 짙은 브라운 컬러 위에 하얀색 글씨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로스팅 기계에 대한 기대를 살짝하고 갔었다. 한국은 워낙에 기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고가의 장비들이 필요 이상으로 커피샵에 놓여 있다. 가게에 들어서자 마자 씩씩거리며 돌아가는 오래된 로스터를 보는 순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게 뭥미?"  딱 그 단어가 튀어 나오는 상황. 반면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원두를 소비하는 모르지만 한국의 로스터리 카페가 로스터기에 과잉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여기 브라운 칩의 상황을 지켜보니 가스불 위에서 모터에 의해 통이 돌아가고 있었다. 적은 양을 볶는 데는 아날로그적인 이 방법이 효과적으로 느껴졌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연륜이 묻어나오는 로스터기를 보니 자연스럽게 신뢰감이 간다.

    브라운 칩의 바이센기(로스터)가 경쾌하게 돌아가는 소리(아래의 동영상을 플레이 하십시요)를 들으면 기분마저 상승하고, 고소한 향기에 여기를 떠나기가 싫어진다. 방문하던 날 무척 바쁘게 통톨이들이 연신 회전을 하고 있었다. 아내가 이것 저것 물어가며 맘에 드는 원두를 2가지 선택한다. 주문이 밀려있다 보니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자 맘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대답을 한다. 찬찬히 내부를 둘러보고 싶은 생각으로 말이다.  역시 소문대로 브라질 원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취급하는 가게라고 하는 인증서가 자랑스럽게 액자에 걸려 있었다.




    생두를 고르고 잠시 밖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다 본다. 아찔한 경사가 주의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2층 출입구 앞의 블루마운틴이 인쇄된 생두 보관용 오크통. 부담스러운 크기이지만 단연 맘에 들었다. 


    시간의 켜가 쌓인 마룻바닥과 원두를 담는 포대가 인상적이다. 작지만 강한 일본 가게의 힘을 느낀다. 고가의 디지털화된 장비로 볶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잠시 착각하고 있었던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광경이었다. 음식이란 역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감칠맛이 나게 된다. 그 과정이 다소 번거롭지만 LP판을 돌리듯 반자동화된 통돌이를 보며 반성을 한다. 손 끝에서 맛의 결정체가 완성된다. 과거의 방법을 고집스럽게 지켜가는 가게를 다시 한 번 보고 간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속가능한 원두의 맛을 지켜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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