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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gnolia Lymos_갤러리 라이트박스_상수동
    칸의視線 2008. 3. 23. 07:00
    Magnolia Lymos Solo Exhibition_임광혁

    갤러리 라이트박스 www.light-box.kr


    홍대 앞 극동방송국 옆의 전시공간. 하카다분코 라멘집 바로 옆에 위치했다고 하면 수월하게 찾아 가실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스쳐가듯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작은 갤러리 입니다만 그 울림은 작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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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밀려 오는데 SignBoard는 불을 밝히지 않는다. 미리 예고가 되었지만 막상 빗방울이 떨어지니 을시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노오란 불빛이 켜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강제로 플레쉬를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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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하카다분코 라멘의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어 줄을 서다 나의 시선에 포착된 갤러리. "라이트박스"라는 단어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진전으로 알고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하의 전시장으로 잠깐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사진은 온데 간데 없고 만개한 백목련이 공간을 가득채운다. 하얀 벽에 비춰진 회색의 그림자마저 한 폭의 한국화를 연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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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지하 입구의 방화문에는 이렇게 백열등이 전시를 알리는 엽서에 노란 불빛을 쏟아낸다. 갑자기 쌀쌀해진 바깥 공기가 여기서 부터는 따뜻한 진공관의 불빛처럼 아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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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의 조그마한 책상 위에는 엽서와 작가에 대한 소개를 알리는 팜플릿이 그리고 방명록이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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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의 메인 백목련이다. 우아한 자태와 함께 공간의 여백과 더블어 컬러에 들뜬 나의 시선을 차분하게 만든다. 하얀 벽에 떨어진 회색빛 그림자 마저 마음 한구석을 푸근하게 감싸고 있다. 조형작품 이지만 한 폭의 한국화가 3차원의 공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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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접된 나무 가지 위에 단아한 백목련의 꽃이 피었습니다. 그림자와 함께 단순하지만 담백한 모습으로 우리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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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꽃받침 가운 쪽에 4장, 꽃술에 가까운 부분에 3장인데, 각기 연결부에는 극자석과 중간극 자석이 들어있어서 서로의 자력을 통하여 꽃잎의 위치를 잡게 된다. 그래서 손으로 꽃잎을 떼어냈다 다시 붙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A4 용지에 담긴 소개의 글을 인용합니다.

    Magnolia Lymos, 그저 지긋하게 바라볼 때에 서정적인 낭만이 있고, 요목조목 알고 보면 또 다른 재미를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작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작가는 왜 하필 목련 나무를 만들었을까 ?
     단순하게는 목련꽃의 고고한 자태가 최상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술가각 어떻나 자연물을 모방할 때에는, 기왕이면 극에 달한 아름다움을 불멸의 것으로 영원히 지속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을 거라고 짐작해 보았다.  그러나 임광혁은 마치 하얀 꽃 때문에  생겨난 어두운 그림자와 같은 대답을 들려준다. 목련은 피어있을 때에는 가장 아름다운 꽃인 만큼, 질 때에는 가장 추한 꽃이다. 그는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하여 사색한다.

      백열등의 로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돌아온 뜻밖의 선물이었다. 노란 불빛에 무엇에 이끌린 것처럼 지하로 발걸음을 옮겨보니 흐믓한 그림자가 저를 맞이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 보아왔던 표구점의 동양화 액자처럼 하얀색에 둘러싸인 공간은 그 때의 감흥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답니다. 이 봄, 활짝 피어 오른 백목련을 출근길 담장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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