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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수선
    칸의視線 2011. 4. 17. 10:28
    바지 밑단 수선하기 어려웠습니다.
    수선하는 가게가 다행히 동네에 있었지만 갈 때 마다 시간이 엇갈렸는지 닫힌 문만 바라봤습니다.
    금요일 저녁은 마을버스에서 내려 살펴보니 불이 켜져 있었고, 영업시간을 확인 한 후 집에서 수선하려는 바지를 가지고 재빨리 다시 왔었죠. 살펴보시더니 성의 없게 처리된 밑단에 대해 어쩜 바느질이 이렇게 되었나며 어이없어 하셨습니다. 터지지 않게 박음질 해주시겠다며 토요일 오후에 찾을 수 있도록 약속을 하고 귀가 했습니다.
    바지를 살피는 중간 잠시 대화가 이어졌는데 요즘 무척 바쁘다고 합니다.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이고, 수선에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막무가네로 즉시 해달라는 손님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말씀도 덧붙였습니다. 결혼식이 몇 시간 뒤인데 바쁘다며 자신의 것을 먼저 수선해 달라는 얌체 손님. 계획없이 움직이는 고객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중요한 결혼식인데 입고갈 의상은 미리 살피고 준비를 하지 않는가 반문을 합니다. 속이 후련합니다. 옆지기도 바쁘고 저녁에 야근에 늦은 퇴근으로 때를 놓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해결을 했습니다.



    옷수선 가게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대 앞에나 가야 전문수선 가게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동네에서는 드문 가게 입니다. 색색이 실이 벽에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 옛날 어머님이 쓰시던 싱가(Singer)미싱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 났지만 그 자리는 전자동 미싱이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 나고 불을 밝히는 조그만 스텐드가 정겨워 보입니다. 뜨거운 백열등은 아니지만 시원한 삼파장 전구가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선조가 그토록 바라던 미래의 모습을 지금 저는 만나고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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