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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할머니 米壽 미수연 모임
    칸의視線 2010. 12. 6. 23:44



    기억...어머니도 한 때는 소녀였네요

    오늘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너머로

    강물처럼 펼쳐진 한 세월을 봅니다.

    88, 미수(米壽)

    세계 최고령 128세에서 40년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시간

    때로는 쓰라렸고

    때로는 숨이 막힐 만큼 쓰러질 것도 같았고

    때로는 슬픈 일도 있었지만,

    그러나 많이 행복하기도 하였네요.

    어머니 한 장 한 장 사진 속의 기억이 새로워요.

    그 기억은 그냥 기억이 아니고

    생각할 때마다 더욱 선명해지는 추억,

    아아 추억이란 참으로 아름답고 슬픈 것이기도 하네요.

    보고 싶은,

    다시 가고 싶은,

    다시 되돌리고 싶은 많은 것들이

    그 곳에 있어요

    어머니가 거기에, 한 가운데 계셔주셔서

    우리는 따뜻하였고

    우리는 행복하였습니다

     

    한 때는 소녀였을 어머니

    한 때는 처녀였을 어머니

    그러나 시골농가의 안주인으로,

    여덟 자녀의 어머니로 힘 겹게 세월의 강을 건너오시느라

    이제는 진짜로 할머니가 되셨어요.

     

    오늘

    우리 마흔 여덟명의 자녀들은 시간이 흐르지 않고

    지금 이대로 정지해 있기를 바랍니다.

    오래 오래 우리 곁에

    우리들의 어머니로, 우리들의 할머니로 계셔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2010124일 어머니 미수연에서 둘째 딸 원자 올림



      외가의 가족 사진.
    1960년대 중반 정도의 흑백사진으로 여겨집니다. 지금으로 부터 약 45년 전의 모습입니다. 쉰여섯의 짧은 생을 마감하신 외할아버지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저희 어머님은 장녀이고 제가 첫 외손주 입니다. 그래서 사진속의 외증조 할머님의 얼굴도 생생하게 기억하지요.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영면하셨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미수연 팔남매의 사진. 세월의 숫자 만큼이나 변화가 뚜렷합니다.




       세월의 강이 흐르고, 시간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인 외할머니님과 온 가족의 얼굴을 부안에서 뵙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어찌 즐겁기만 했겠습니까?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 88년의 세월. 스스로를 지탱하시며 저희 곁에 계셔주신 외할머님께 그저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비록 마흔 여덟명의 자녀가 함께하지는 못했습니다. 파리에 출장을 가신 막내 이모부, 홍콩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세째 이모부, 잔치 다음날 새벽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를 향해 먼길 떠나는 손자 사위가 중간에 인천공항을 향합니다. 그리고 기말시험의 중심에 서 있는 손자들이 미처 참석을 못했지요. 이 날을 위해 저 역시 항저우행 항공편을 조정하였고, 나고야가 고향인 손주 며느리는 지난 수요일 친정에서 미리 귀국하여 토요일 시댁 외조모님의 미수연에 참석합니다. 본인의 할머님도 저희 외조모님과 동갑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계시는 외조모님 덕분에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옛 추억과 기억을 되돌아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행복한 잔치였습니다. 아무쪼록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저희들과 함께 하여 주십시요. 
    만수무강 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십시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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