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신제품에 눈이 팔려 10D를 잠깐 소홀히 했었다. 벼르고 별러서 3주만에 드디어 캐논고객센터를 방문한다. 다름 아닌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받고 싶어서 였다. 내장된 픽쳐브릿지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다이렉트로 출력이 안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2주 전에 신촌A/S를 방문했지만 물만 먹고 말았다. 여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지난주는 논현동 소재 학동센터는 격주 휴무를 하는 토요일. 그래서 다시 한 주가 지나가고 오늘은 눈뜨기가 무섭게 차를 몰고 센터로 돌진한다. 매듭을 짓자. 뿌러뜨려야 한다며 다짐을 한다. 간김에 내부 CCD인지 CMOS인지 뭔가도 청소를 할 요량이다. 지하5층에서 간신히 빈칸을 발견하고 2층으로 향한다. 아담한 공간에 환하게 형광등이 켜져 있고 뜨거운 빨강색이 곧곧에 눈에 포착된다.
얼른 접수 번호표를 뽑아들고 잠시 대기 잡지를 슬쩍 살펴보고 무료제공 되는 Vending Machine 에서 커피를 한 잔 누른다. 서두른 보람이 있어서 바로 나의 차례가 되었고 핵심을 짤막하게 설명 부속품 확인하는 Sheet에 목록을 체크하고 서명한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일러준다.
스트랩은 노란 고무줄에 가지런히 접혀 묶인다. 비닐 봉지에 담겨 수리실로 넘긴다. 여기서 다시 확인 2.0.0. 펌웨어를 2.0.1로 업그레이드하여 다이렉트 출력 여부를 묻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안된다. 이게 무신 일인가. 10D가 구형이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얘기를 내 귀로 확인한다. 알았다고 풀죽은 목소리로 말을 해주고 컴앞에 앉아 키보드를 눌러보고 평소 가는 사이를 접속하고 메일로 체크한다. 잠시 신문을 보고 있는 사이 나를 부른다. 카운터 앞에 앉으니 잠시 설명을 해준다. 처음 물어 보았던 다이렉트 출력은 가능하다고 한다. 뭔가 전달이 잘못되었던 사항이라며 정정을 한다. 야호~! 그럼 이제 강령하신 포토프린터 지름신을 영접하는 일만 남았나? 맘속으로 쾌재를 부린다. 작년 여름 동호회 M.T때 Nikon D200를 가진 회원이 갑자기 손바닥 만한 프린터를 꺼내더니 그 자리에서 출력을 하는 게 아닌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바로 이거야~! 하지만 10D는 안된다는 프린터 판매처에 문의 결과 실망을 안고 지내왔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오늘 센터를 방문해 깔끔하게 정리를 한다. 우후웃 ~! 성공이다 드디어 정리했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놓인다. 토요일 오전 평소 같으면 늦잠에 흐지부지 오전 시간을 홀라당 까먹어 버리지만 2월2일 만큼은 서둘렀다.
조금만 늦장을 부렸더라면 밀려드는 고객들로 내 순서는 한참 뒤로 물러날 뻔 하였다. 잠시 앉아서 인터넷 바다를 항해를 하였던 의자다. 빨갛다 못해 시뻘겋게 보여 부담스럽다. 넘 강렬하다. L렌즈 빨갱이 줄은 그나마 빛이 죽어서 광채가 이렇게까지 빛나지는 않는다. 은은하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알찬 토요일 오전을 갈무리하고 집으로 핸들을 꺽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김동규 아저씨 맨트도 맘에 든다. 어제 2시간 40분 동안 독창회를 치뤘다는 성악가의 목소리는 여전히 시원시원하다. 어젯 밤에 연주회 하신 것 맞습니까? 여동생의 이사도 잘 되었다고 어젯밤에 통화를 하였다. 1박2일에 걸쳐서 말이다. 일요일에 가볼 참이다. 상쾌한 토요일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