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 나가 보셨습니까?

칸의視線 2010.04.10 09:37
아파트 동별 모임을 할 때 마다 내가 직접 나갔다. 대부분은 아주머니께서 나오는데 내가 참석을 하니 청일점이 되어 시선집중. 옆지기의 야간 근무관계로 나의 몫이 되었다. 유일한 남자이고, 불참시에는 벌금이 부과 된다. 참석자는 20대 신혼부부에서 부터 60대 까지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40세대 가운데 평균 16세대가 매번 참석. 독려하며 더 많은 참여를 연신 외치는 동장님.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는 최신판 프로그램처럼 신선했다. 다양한 정보력을 가지고 MB정부, 동네의 역사에서 부터 세세한 그간의 사정을 듣다 보면 말을 할 필요없다. 귀담아 듣기에도 바쁘다. 

    그 가운데 단연 으뜸은 역시 부동산. 아줌마의 안테나 감도가 얼마나 예민한지는 여기서 판가름 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단순히 수다의 영역으로 간주할 사항이 아니다. 집에 대한 애착의 정도가 정보의 질을 결정한다. 세입자는 시큰둥 2년 뒤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가볍게 불참. 재건축 이전부터 이곳에 거주하셨던 분들의 카테고리는 아주 단단하여 형님 동생하는 사이. 집주인으로 참석하는 사람은 열심히 듣고 한마디를 절대 잊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가다듬고, 자신의 의견을 요약하여 한곳에 집중한다. 최근의 관심사항은 계단에 세대별 물건(자전거, 화분, 쓰레기 등등)을 절대 내놓지 말라는 주문. 화재와 같은 비상시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장애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장소가 바로 비상계단. 한마디로 일이 벌어지면 한 순간이라며, 일본의 사례를 들어가며 열변을 토한다. 순간 긴장했다.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지키자.

  5차례 참석하면서 보니 세상 사는 것은 비슷비슷하다. 꽃 피는 계절이 되니 꽃놀이 얘기도 나오고, 누구 이사가고 몇 호 아이가 벌써 4살이라며 놀라워한다. 이날 참석한 세대가 발코니 확장을 했다고 하니 구경하면서 장단점을 물어보는 치밀함도 보인다. 기러기 아빠이야기,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시는 부부가 노익장을 과시한다. 제주도는 다녀왔고 최근에는 땅끝 마을을 다녀오셨단다. 각 세대의 사정 이야기가 조금씩은 흘러나온다. 웃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하고 다녀온 반상회. 앞으로도 아내를 대신하여 내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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