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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마음의 중심을 잡다
    칸의視線 2010. 7. 18. 15:13


    일상에 지쳐가는 나를 내려놓고 새로운 꿈을 꾸는 나를 마주하다.
    법정 스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지내고 있는지, 자신의 속 얼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여행은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다."  

    살면서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끼기간 쉽지 않다. 영혼의 무게, 다시 말하면  삶의 무게.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일 없는 바쁜 일상.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에 젖어 있다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또 내일 같은 경쟁사회를 살면서 나를 돌아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유일하게 나의 내면과 여유 있게 만알 수 있는 시간이 휴가다. 산으로 들로 나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모처럼 내게 주어진 시간을 독서와 함께 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면서 가방 속에 책 몇 권 넣어가지고 가자.

    바쁜 생활 속에서 독서는 나와 동떨어져 있는 일일 수 밖에 없다. 직장 동료나 이웃 중 돈을 내고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생각해보자. 책을 구입한 적이 있다면 어떤 책을 구입했는지 물어보자. 아마도 실용서 몇 권 사는게 전부였을 것이다. 경제가 밑바닥이다 보니 유렵의 어느 공사장에서 점심시간에 햄버거를 먹는 잡역부가 뒷주머니에서 철학책을 꺼내 읽더라는 이야기는 딴나라 이야기 일 뿐이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휴가 때 만큼은 뒷주머니에서 철학 책을 꺼낼 수 있지 않을까. 휴가는 평소에 읽을 수 없는 책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책을 읽는 모습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

    독서는 세상과 거리 두기의 한 방법이다. 무엇이든 너무 가깝게 있으면 본질이 보이지 않는다. 긴 시간 일에 파묻혀 세상과 너무 가깝게 살았다면 휴가 기간에는 거리 두기를 해보자. 내가 어디쯤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한 번 고민해보자.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 나를 만들었다" 고 회고했다. 그는 전공분야가 아닌 역사과 사상에 관한 폭넓은 책읽기를 바탕으로 세상을 앞서 갈 소프트웨어의 필요성과 구조를 고민했다. 하지는 그는 세상을 바꿨다.
    독서가 당장의 아무런 무기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바꿔 말하면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휴가인 셈이다.

      8월 가족과  제주도 여행을 앞둔 나에게 맛난 음식과 멋진 장소의 방문도 좋지만 그냥 펜션에서 바닷 바람을 맞으며 책장을 넘기는 상상을 한다. 미리 리허설을 하는 것처럼 요즘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현실의 호구지책을 무시할 수 없기에 실용서도 본다. 그리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가벼운 포토에세이 부터 조금은 무게감이 있는 문화사 책과 커피 관련 서적을 옆에 두고 있다. 
    냉기가 흐르는 에어컨은 거실에 없지만 돌돌거리며 바람을 불어주는 선풍기 앞에 수박을 입에 물고 여름을 즐긴다.

    책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 잡힌 삶을 위해 독서는 계속된다.
    여러분의 여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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