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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를 가르는 선율~!
    칸의視線 2008. 10. 3. 08:24
          안개가 아스라히 펼쳐지기 직전의 남태령 고개를 넘어간다. 어느 때 처럼 라디오를 ON. 주파수는 93.1MHz에 고정되어 고민한 필요가 없게 된 것도 20년이 된 일이다. 한참 클래식에 푹 젖어 있을 무렵 다음해 2월 군입대 통지서를 받아들었고, 그 해가 넘어가지 직전 크리스마스에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있었던 기타리스트 가즈히토 야마시타와 그의 여동생 나오코 야마시타 연주회에 참석한다. 그 때의 감흥이 오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개천철 오늘도 여전히 수신상태가 살짝 불량한 지역을 통과하니 잡음이 들려오지만 그 소리마져 가라앉은 흐린 하늘을 적시고 있다. 클래식 기타 내가 한 동안 전문학원까지 다니며 몰입했던 악기였다. 낭랑한 소리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빠른 시간내에 수제악기 마련을 목표로 이런 저런 궁리가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다른 방법으로 음반을 구입해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 신분으로 CD를 듣는것도 그 당시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 당시의 가격이나 지금의 가격이나 별반 차이가 없으니 고가의 사치를 누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것도 LPCD를 병행한다. 

        남들은 사흘 연휴라며 도시 밖으로의 외출을 감행하지만 내 업무의 특성상 평일의 휴무는 그냥 빨간색에 불과하다. 오늘도 물론 출근. 시원스럽게 도로를 달리며 풋풋했던 학창시절에 들었때의 느낌과는 다른 감성으로 오늘 다가 온다. 같은 음악이지만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화창한 햇살이 쏟아지는 여름과 눈 내리는 차창 밖을 보며 듣는 기분이 다르다. 하물며 20년 이라는 세월의 간격을 넘어선 오늘의 느낌 역시 다르다. 그래서 강력한 클래식의 생명력을 보게 된다. 꿈 가운데 하나가 나만의 공간에서 바닥에 안개처럼 깔린 브리티쉬 사운드를 온몸으로 감싸안고 싶다. 쿵쾅거리는 터미네이터의 I'll Be Back은 영화관에서 즐길 일이고, 그윽한 향기의 커피와 더블어 발목을 잠기는 사운드에 빠져 보고 싶다. 기타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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