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지팥찌_팥칼국수

작은旅行 2008. 5. 19. 18:38
퇴근 길목에 잠시 들린 적이 있었다.
저녁에만 도착하다 보니 사진 찍는데 어려움이 있어 작심하고 비가 쏟아져 내리지만 핸들을 꺾는다.
그 이름하여 "팥칼국수" 한마디로 순 전라도식이다. 예전 가락동에 둥지를 틀고 있을 때에는 아파트 입구에 유명한 팥칼국수 가게가 있어 어렵지 않게 접하였지만 그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알고 가지 않으면 시식하기가 조금은 힘든 음식이다.
이 음식은 비가 내리는 날 제격이다. 좌석에는 연배가 5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분이 압도적으로 많고 간혹 20대 친구들도 식당으로 들어온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초여름에 말이다. 나 역시 그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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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할 필요가 없다. 어렸을 적 먹었던 맛의 DNA를 다시 접한 기분이다.
역시 어릴적 먹은 음식의 맛은 뇌리에 깊숙히 각인 된다는 사실을 내가 증명하는 것 같다. 색깔이 예술 아닌가?
어쩜 그리도 닮았는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담백한 팥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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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칼국수를 먹을 때는 남쪽 동네에서는 소금 보다는 달달한 설탕을 선호한다. 특히 어머니는 설탕 우선이었다. 가끔은 소금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달콤함이 압도적이다. 이 부분은 콩물국수를 먹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상경한 이후 콩물에 설탕을 넣어 먹으니 신기하게 쳐다본다. 전라도에서는 자연스럽게 노란 설탕에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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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성 좋은 커플인 관계로 팥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두부김치를 주문한다.
잘 볶아진 김치와 두부 _ 막걸리 한 사발이 그냥 따라가 줘야 하는데 핸들을 잡는다는 이유로 아쉽게 통과
사실 팥칼국수만 먹으면 금방 시장해진다. 음식의 특성상 배가 금새 꺼지는 것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 쌍의 바퀴벌레 커플은 미리 한 접시 주문을 날리고 팥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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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의 하일라이트_팥칼국수와 환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시래기 들깨무침"이다.
시쳇말로 둘이 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만큼 담백함이 입안에서 절정에 달한다. 들깨를 간 국물에 된장이 첨가되고 시래기를 조물 조물 무친것이다. 나를 처음 데리고 갔던 이모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들깨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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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같은 반찬이었다. 맛의 기본이렇다 하고 보여주는 음식. 다시 말해 조미료 없이 식재료의 맛 그대로가 표현되었다.
GO TO THE BASIC 이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너무나 흔하게 상위에 오르지만 과연 제대로 된 맛을 본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하고 자문해 보는 순간이었다. 아내도 여기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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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가정집을 리뉴얼하여 친근감이 든다. 가게 이름도 재밌지 아니한가? "콩지팥찌" 처음 듣는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앞 마당에 채소가 심어져 있어 다정 다감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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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가기에는 무척 편리하다 하지만 승용차를 이용해야 가능할 것 같다. 명함 뒷면의 성남, 판교 방향에서 U턴을 하고 바로 현대 오일뱅크 주유소로 진입해야 한다. U턴해서 내려오다 보면 우측으로 꺽이는 도로의 구조이다 보니 잘못하면 주유소를 통과해 버릴 수 있으니 바짝 긴장하시기 바랍니다. 살짝 우측으로 꺽자 마자 바로 주유소로 진입해야 하는데 초행길에는 다소 찾아 가기가 불편할 수 있으니 속도를 줄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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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22
  1. Favicon of https://jurimy.tistory.com BlogIcon jurimy 2008.05.19 20:26 신고 Modify/Delete Reply

    앗. 제가 사랑하는 팥칼국수 네요. ^^
    저희집도 전라도라 항상 설탕을 고집합니다..
    새알심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져서 못먹겠어요~;;
    멀어서 가보지는 못하지만 대신 한그릇 뚝딱 먹고온 기분입니다.^^

    • Favicon of https://linetour.tistory.com BlogIcon 칸의공간 칸의공간 2008.05.19 23:05 신고 Modify/Delete

      쉽게 접하지 않았던 "새알심"이라 어색하죠.
      역시 팥칼국수에는 남도식으로 노란 설탕을 첨가하는 것도 일품입니다. 소금과 설탕 극과 극입니다. ㅎㅎ

  2. Favicon of https://purepure.tistory.com BlogIcon 고군 2008.05.19 20:41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도 바지락칼국수에 이어 팥칼국수도 완전 사랑합니다.
    소금을 풀어 간을 맞추고...훔.. 군침이 도네요.
    밑반찬까지 맛있는 집이 대체로 메인음식도 맛있더라구요~
    여름의 시원한 콩국수까지 메뉴를 차린다면..제대로 '콩지팥찌'가 될듯 하네요 ㅋ.

    • Favicon of https://linetour.tistory.com BlogIcon 칸의공간 칸의공간 2008.05.19 23:06 신고 Modify/Delete

      벽 한켠에 조그맣게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문구를 봤습니다.
      이래서 담백함이 가득한 반찬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3. Favicon of https://raycat.net BlogIcon Raycat 2008.05.19 22:09 신고 Modify/Delete Reply

    읔 오늘은 가는곳마다 먹는 포스팅이....;;;;;;;;;;;;;

  4. Favicon of https://plustwo.tistory.com BlogIcon PLUSTWO 2008.05.19 22:51 신고 Modify/Delete Reply

    먹는 재미로 인생의 80%를 소비하는 저에게는 마구 샘솟는 침이 흘러 방안가득 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책임지셔야죠..휴지는 사양합니다.ㅎㅎ

  5. Favicon of https://dolljoa.tistory.com BlogIcon Julie. 2008.05.20 01:01 신고 Modify/Delete Reply

    엄마가 팥칼국수 참 맛있다고 하시던데. 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어요.
    전라도 음식이었군요. 몰랐어요 @.@

  6. Favicon of https://magi37.tistory.com BlogIcon 마기 2008.05.20 07:52 신고 Modify/Delete Reply

    아~ 두부김치..저 깨만 없었어도..ㅡㅡ;;

  7. Favicon of https://skyplot.tistory.com BlogIcon skyplot* 2008.05.20 12:28 신고 Modify/Delete Reply

    팥칼국수!!! 말만 들어보았지 먹어보진 않았어요ㅠㅅㅜ
    아아.. 또 군침이 쓰윽ㅡㅠㅡ;;;

  8. Favicon of https://poby0824.tistory.com BlogIcon poby 2008.05.20 15:19 신고 Modify/Delete Reply

    맛의 DNA......ㅎㅎㅎ
    그런 게 정말 있나봅니다.
    먹어보지 못한 팥칼국수보다 두부김치 사진에 한 방에 쓰러진 한 사람. ㅡ.ㅡ;

  9.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2008.05.20 17:44 신고 Modify/Delete Reply

    흠....................... 일단 전번접수! 찰카닥~!!

    호박두 팔칼국시 엄청 좋아하거등요.. 요즘 느끼는건뎅.. 투어님이랑 음식코드가 쫌 맞다는 생각이.. 쿨럭!
    그렇다고 뭐.. 한그릇 사달라는 소린 아니고요.. ㅋㅋ

  10. Favicon of http://waterstreet.tistory.com BlogIcon kisworld 2008.05.20 18:06 Modify/Delete Reply

    예술의 전당 앞에서 팥 칼국수를 먹은적이 있었는데... 다시금 생각나네요... 좋아라 하는뎅.. 앙앙..

    • Favicon of https://linetour.tistory.com BlogIcon 칸의공간 칸의공간 2008.05.20 19:04 신고 Modify/Delete

      "Kisworld"님 저의 블로그 방문 감사드립니다.
      자주오시는거죠. 재미나게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너무 슬퍼하지마시고 아쉽지만 사진으로나마 감상을 부탁드립니다.

  11. Favicon of https://ezina.tistory.com BlogIcon Ezina 2008.05.21 16:35 신고 Modify/Delete Reply

    와 팥죽은 많이 먹어봤어도 팥칼국수는 못 먹어봤는데 왠지 너무 맛있을거 같아요.
    일단 팥죽이나 국수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ㅎㅎ 아 출출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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